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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동안 취재팀은 부산 지역에 위치한 각 대학 교수들을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인터뷰에는 ▲영산대학교 이진로(자유전공학, 부산영상방송포럼 전 회장) 교수 ▲부산대학교  황성욱(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부산대 언론사 주간교수·전국국공립대학언론사협의회 회장) 교수 ▲동아대학교 이은순(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교수가 함께해주었다.

 

  

Q. 하나로 짚기는 어렵겠지만,

지역 언론의 구조적 혹은 자체적(내부적) 문제를 꼽아보자면.

▲이진로 교수= 구조적으로 규모나 인력, 콘텐츠 양의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내부적으로 콘텐츠의 질적인 측면과 청년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청년과 지역 언론이 서로 이해를 하고, 서로의 장점을 찾아서 잘 살려나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청년들과 지역 언론이 서로 소원한 느낌을 받을 거다. 청년들 활동에 지역 언론이 필요하지도 않고 지역 언론도 청년들이 굳이 없어도 나름대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래서 지역 언론이 발전했는가’ 아니다. 또. ‘그렇다면 청년 사회는 발전했는가’  그것도 아니지않나. 이런 불통이 지속되면 문제가 결국 생기기 마련이다.

▲황성욱 교수= 언론사 내부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고민이 있을 테다. 하지만 여전히 ‘‘타게팅(Targeting)’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라는 문제가 남아있다. 언론이나  뉴스도 결국은 팔아야 하는 상품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언론사의 마케팅 전략이 부족해보인다. 특히, 개별 언론이 얼마나 확실한 자사만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가를 떠올려보면 정체성이 애매하다. 또, 구조적으로는 광고비 배분 문제가 있다. 이것은 지역 언론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숙제이자 상당히 아픈 부분이다.

▲이은순 교수= 항상 중앙보다 지역에서 시청률이 안 나오긴 했다. 기술 발달로 그 문제가 더 악화된 게 사실. 구조적으로는 사람들이 기사를 잘 소비하지 않으니, 지역 기반 광고들이 지면이나 웹상의 기사에 더이상 많이 오르지 못한다. 광고 수익 구조가 예전만큼 잘 나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로 인한 재정적 문제가 언론사에 분명 있다. 여러가지 예산 문제가 있다보니, 인사 문제도 동반된다. 새로운 피를 수혈하기 부담스러운 것. 하지만 새 인물이 들어오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그러니, 지역 언론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역 예산과 인사 구조에서 찾을 수 있겠다.

Q. 하지만 아직 청년과 지역 언론이 나란히 언급되는 것이 낯설긴 하다.

취재팀 설문 결과만 보더라도 청년들은 지역 언론과 소위, 친하지 않다.

청년들이 지역 언론을 잘 소비하지 않는

, 지역 언론에 효용을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진로 교수=내용과 형식 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지역 언론이 지역 시청자들이나 지역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충분히 만족스럽게 제공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에 대해서 필요성과 역할을 조금 잘 못 느낄 수 있다고 본다.

▲황성욱 교수=나는 이게 지역 언론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진흥재단 보도 자료를 보면 알다시피 사람들이 요즘 뉴스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전반적으로 언론 신뢰도 차원에서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적대적 매체 지각(Hostile Media Perception)’이라고, 예를 들어 진보 진영은 보수 신문이 스스로에게 다소 적대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언론 이용자들이 서로 자신들의 의견이 매체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 이런 ‘적대적 매체 지각’의 영향으로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자연스레 언론 자체를 잘 소비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제는 지나치게 대립을 강조하는 기사보다 언론 신뢰 회복에 초점을 둔 보도를 생산해야 한다. 청년들이 정말 원하는 정보에 대해 파격적인 소구를 넓혀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은순 교수=오늘날에는 뉴스를 거의 포털에서 대부분 생성하고 있지 않는가. 사람들이 예전이라면, ‘부산일보’, ‘국제신문’ 같은 신문을 지면으로 구독해 소비하겠지만 이제는 포털을 이용하는 도중, 알고리즘에 따라 뜨는 대로 뉴스를 소비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 알고리즘에 지역 언론 노출이 잘 안 되는 문제가 대두되지 않았는가. 이러한 시스템적 한계가 지역 언론에 대한 관심을 낮추는 요인이다.

Q. 지역 언론의 궁극적 역할에 대해

청년 모두가 ‘지역의 이야기를 많이'해야 한다고 했다.

떻게 지역의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을까.

▲이진로 교수= 지역 언론은 기본적으로 지역 사회에 어떤 정보를 전달하고 또 여론을 형성하는 지역 사회 공론장이다. 지역 사회의 신경망인 셈. SNS와 같은 1:1 ‘통신’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매개해준다면, 언론은 그 보다 더 체계적이고 심층적으로 사회 구성원을 매개해주는 제도권 연결망이다. 1: 다(多) 즉,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만큼 언론은 공개적인 성격을 띤다는 말이다. 우리는 그 기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황성욱 교수= 궁극적으로 지역의 소식을 좀 더 현장감 있게 잘 부각시키고 보도해야 한다.

▲이은순 교수= 우리나라의 수도권 쏠림 현상과 뗄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있다. 모든 사람이 서울에서만 살 수 없지 않나. 고르게 평화롭게, 또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당연히 이렇게 쏠림 현상이 생기면 사람이 북적대는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도 덜 행복하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여러 혜택에서 배제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수도권과 지역에 다 함께 잘 살기 위해서 지역이 계속 회생돼야 하고, 이런 국면에서 사실 지역 언론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Q. 요즘 사회 각계에서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추세가 강하다.

지역 언론은 뉴미디어 활용이 활성화 돼 있다고 보나.

앞으로 지역 언론은 뉴미디어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이진로 교수= 사회적 트렌드의 변화 추세를 볼 때, ‘부족’하다. 하지만 뉴미디어도 양면성이 있다. 레거시 미디어와의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레거시 미디어는 우리 사회의 방향을 설정하고, 사회의 의제 비교적 깊이 있게 접근하는 전통과 장점이 있다. 이것이 레거시 미디어 공백을 뉴미디어가 100% 커버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또, 같은 맥락에서 지역 언론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열심히 고군분투 중이지만, 우리가 만족할 상황이라든지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큰 변화가 나타나려면은 지역 언론이 조금 더 혁신적 노력을 해야 된다.

▲황성욱 교수= 신문사에서 뉴미디어를 수용하는 등의 변화는 분명히 관찰된다. 그런데 결국은 뉴미디어라는 것이 젊은 세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매체인 만큼, 이들의 소비 형태, 경향 등을 잘 관찰하는 노력이 더 수반돼야 한다.

이은순 교수= 뉴미디어, 이제 피할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이것이 지역 언론의 기회일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콘텐츠만 괜찮으면 출처와 상관없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아이디어가 문제인 것이다. 물론, 중앙에서 먼저 뉴미디어 활용 전략을 주도해온 탓에 지역 언론에서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현안들을 실감 나게 포착하고, 2030세대 감성을 자극한다면 충분히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구조적 차원에서는 지역의 목소리를 살리는 정부 보조가 계속 동반돼야 한다.

Q. 결국 지역 언론이 지역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청년층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인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런 역할에 접근해야할까?

이진로 교수= 한 가지 방법보다는 다양한 작은 노력들이 쌓여가지고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일례로, 다가오는 세대인 청년 소비층이 내는 새로운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 소비층은 연령대가 좀 있으니 말이다. 청년도 노력하고 지역 언론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요구’라는 것은 얻는 게 아니라 하는 거다. 청년들도 스스로 문제 의식을 가지고, 미디어를 소통 창구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일종의 일자리 일수도 있고 다양한 체험일 수도 있고, 또는 교육에 대한 지원 확대 일수도 있겠다. (이 같은 쌍방 소통이) 청년들만의 이익으로 남지 않는다. 청년이 잘 사는 것은 우리 사회가 잘 되는 출발점이다. 청년들이 지역 언론을 하나의 든든한 미디어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황성욱 교수= 앞서 말했듯, 변화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 이를 테면 청년들과 상호 간의 이해를 넓히는 차원에서 인턴십을 체결하거나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보사와 지역 언론사가 협업해보는 것도 좋다. 지금 학보사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학보사 기자 상당수가 언론으로의 진로를 잠재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이다. 협업이 학생들 입장에서는 하나의 기회일 테고, 언론사 입장에서는 상호 간의 이해를 넓히는 차원에서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다. 양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 아니겠는가.

이은순 교수= 인재 활용이 무척 중요하다. 뉴미디어 시대로 잘 나아가려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한번 시도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시도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 지원해줄 필요가 있는데, (언론사에 오래 자리하고 있는) 예전 사람들이 잘 안그러려고 하는 것 같다. 혁신하려면, 새롭게 계속 인재를 발굴해 나가고 청년들과 당연히 협업을 해야 한다. 다만, 언론사나 청년 모두 각자의 일이 있으니, 이 협업이 그냥 단발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더라. 그래서 협력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는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다’고 하듯이, 어찌 보면 가장 지역적인 소재가 사람들에게 가장 신선하고 또 이런 것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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