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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하나로…
“지역 언론이 필요하다"

 

하나, 한계점 명확한 ‘커뮤니티’...
         지역 언론은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

둘, 지역 청년 공론장의 부재
셋, 혐오 발언 난무하는 전쟁터 아닌
     건강한 공론장에 목마른 청년들 커뮤니티

PROJECTS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욕설, 갈등 조장 등이 너무 심한 것 같아요.
모 익명 커뮤니티에서 출신 지역과 나이를 들먹이며 저한테 욕을 한 적도 있어요"

-신형서(19세, 영도구)

신형서 씨는 학내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브리타임)을 종종 이용하곤 한다. 학교 소식부터 시사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가장 빠르고 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욕설과 인격 모독 등은 익명성에 기반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청년 공론장으로서의 한계를 가지기도 한다.

  ’부산MBC 모니터단 공동취재팀'(이하 취재팀) 설문조사 결과는 청년들에게는 더 건강한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가리킨다. 그렇다면 지역 언론은 그 공론장이 될 수 있을까?

커뮤니티 해본 사람은 안다…
‘청년 공론장, 사실상 없어’

청년 담론은 어디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있을까? 취재팀이 진행한  ‘지역 언론 그리고 청년’ 설문조사'(이하 설문조사) 결과, 청년들은 본인들에게 가장 적합한 공론장으로 ‘온라인 커뮤니티’(34.7%, 83명)를 꼽았다. 응답자들은 ‘익명성에 기반한 자유로움’, ‘높은 접근성과 편의성’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의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청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론장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다. 하지만 현재의 공론장이 제대로 활성화돼 있다고 느끼는 정도는 2~3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다수의 응답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의 맹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들은 설문조사에서 “익명성에 기대어 무분별한 발언을 하거나 극단적인 진영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교환하면 익명성 뒤에 숨어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고 서술했다. 

​젠더

노인

아동

​혐오

인종

환경

  김하은(24세, 부산교대신문 편집국장) 학생기자 또한 “청년들이 젠더, 환경, 소수자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담론을 활발히 나눌 수 있는 장소가 더 필요하다”라며 건강한 공론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현재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청년 모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학생기자는 “익명성 뒤에 숨어 말에 대한 책임이 사라지고, 남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아님 말고’식의 유언비어가 퍼지기 쉽다”라고 덧붙였다.

청년-언론 동상이몽 그럼에도…

                                   ‘왜 지역 언론인가?’

  청년들은 건강한 공론장에 목말라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 또한 인식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맹점을 보완하고 활발한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해당 사회의 ‘언론’이 가지는 역할은 무겁다고 전한다. 실제로 영산대학교 이진로(자유전공학, 부산영상방송포럼 전 회장) 교수 “뉴미디어를 활용한 콘텐츠엔 아님 말고 식의 정보들이 많아 건강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라며 “정보의 홍수화 시대에서 전문적으로 좋은 정보를 *게이트키핑(Gatekeeping)할 수 있는 주체는 언론”이라며 새롭게 재편된 미디어 시장에서 언론의 역할을 정의했다. 결국, 공론을 위해 책임감있게 적극적으로 화두를 던질 주체는 언론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이 교수는 “뉴미디어의 장점과 언론의 장점의 시너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게이트키핑: 뉴스 미디어 조직 내에서 기자나 편집과 같은 뉴스 결정권자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과정

 

  하지만 청년들은 지역 언론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청년들 가운데 지역 언론이 적합한 공론장이라고 보는 비율은 8.8%에 불과했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34.7%) ▲대외활동(21.9%) ▲대학이 주관하는 교류 및 행사(24.3%) 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 역시 지역 언론에 대한 효용 문제와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는 지역 언론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져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 가운데, 이부교(가명) 씨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때라고 반박한다. 올해 초, 서울  소재 A 대학 신문사가 폐간했다. 해당 신문사의 마지막 편집국장이었던 이 씨 역시,  대학 사회에 언론의 공백이 생기기 전까지 그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학보사 공백으로 학생들의 권익 보호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사라졌고, 이에 따른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어떤 문제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통상, 학보사는 인터뷰를 담거나 상황을 중계하는 등 학생회와 학우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이를 균형있게 담아내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 구심점이 사라져, 상대적으로 힘이 더 결집돼 있는 학생회의 목소리가 지배적으로 두드러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건강한 학생 사회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청년을 지역 언론의 소비자이자 생산자로

  지역 언론이 청년의 구심점이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청년들이 지역 언론으로 모이게 하면 된다. 기존의 지역 언론들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처럼 지역 언론이 수동적으로 청년들의 목소리를 요구하거나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조수연 (23세, 동서대 신문사 편집국장) 학생기자는 “청년이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언론이 필요하다.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서 청년이 알아서 오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청년을 모아 놓고 이야기를 듣는 것 보다는, 지역 청년의 일원인  언론사 내부의 젊은 인력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내부 인력으로 청년을 활용해야하는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선 기사처럼 전문가들도 이미 있는 인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은순(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교수 역시 “인재 활용이 무척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혁신하려면, 새롭게 계속 인재를 발굴해 나가고 청년들과 당연히 협업을 해야 한다”라며 청년과의 협력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래야 지역 청년과 지역 언론 모두 상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상생은 단순히 당면한 문제만을 보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지역 언론의 역할을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 위기야말로, 하나의 공론장으로서 작용할 수 있는 지역 언론이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공적인 의제 속으로 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청년과 지역 언론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하는 지금, 지속적 교류를 통한 ‘상생’은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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